시즌 세 번째 그랜드슬램 대회인 윔블던 테니스대회(총상금 1천372만5천 파운드)가 20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막을 올린다.

 

4대 그랜드슬램 대회 가운데 유일하게 잔디 코트에서 열리며 1877년 시작돼 올해로 125회째를 맞이한 윔블던은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권위 있는 대회로 테니스선수라면 꼭 한번 우승해보고 싶어하는 곳이다. 그렇다면 이곳 윔블던에서 프랑스에 이은 연속우승을 거둔다면 어떨까? 그 환희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해당 선수에게 크나큰 영광일 것이다.

 

2011 롤랑가로에서 남녀부 우승은 라파엘 나달(스페인)과 리나(중국)가 차지했다. 그럼 이들의 롤랑가로에 이은 윔블던 연속 우승 가능성은 어느 정도나 될까?

 

남자부 우승을 차지한 나달의 우승 가능성은 매우 높다. 스페인 특유의 스트로크 플레이를 펼치는 나달이지만 두 차례 윔블던 우승이 말해주듯 전천후 선수로 발돋움 했다. 윔블던 성적은 43승 6패. 통산 6번 본선에 참가해 2번의 우승과 2번의 준우승을 차지했다. 2009년 부상으로 윔블던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만약 참석해 우승을 했다면 비외른 보리(스웨덴)가 기록한 3연속 우승을 넘어 4연속 우승으로 새로운 역사를 만들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나달의 행보가 순탄치만은 않다. 윔블던에서 7번째 우승을 노리는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최다연승 기록 직전에 무산됐지만 올 시즌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는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라는 산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여자부 우승을 차지한 리나(중국) 또한 가능성이 꽤 높은 편이다. 현재까지 윔블던에 5번 출전한 리나는 11승 5패로 최고성적이 8강이지만 올해 호주오픈 준우승과 프랑스오픈 우승을 차지하며 컨디션이 정점을 내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역대 기록에서 보면 여자 선수들의 경기력은 코트면에 크게 좌우 되지 않기 때문에 지금의 상태를 유지한다면 우승도 가능하다. 2010년에는 잔디코트인 아이곤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승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라면 윔블던과 같은 잔디코트에서의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과 잔디에서 더욱 위력을 발휘하는 힘을 바탕으로 하는 서양 선수들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제압할 지가 과제이다.

 

경쟁해야 할 선수로는 캐롤라인 워즈니아키(덴마크) 베라 즈보나레바(러시아)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를 들 수 있다.

 

가장 가까운 시기에 같은 유럽에서 벌어지는 롤랑가로와 윔블던. 명예와 전통을 중시하는 두 그랜드슬램을 제패하는 것은 어쩌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것과 크게 다름이 없어 보인다.

 

특히 그것을 한 해에 달성한다면 아마 그 선수는 이 시대 최고의 선수라 불려도 손색이 없을 듯 하다. 6월 말 녹색의 싱그러움 속에 펼쳐지는 윔블던에서 롤랑가로 우승자인 나달과 리나의 행보를 주목한다면 윔블던을 보는 또 다른 재미가 있을 것이다.

 

 

김정환 기자